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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두 대학원생의 2호선 따라걷기.

gyuilLim 2025. 8. 6.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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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실에 앉아만 있어 세상물정 아무것도 모르는 두 대학원생은

공부에 집중이 되지 않자 2호선 따라걷기를 계획해봅니다.

..

 

출발 몇시간 전 유튜브 몇 개, 블로그 몇 개 뒤적여보고

그냥 산책이네? 싶었습니다. 다들 안 힘들어 보였어요. 정말로

 

그럼에도 우리가 가장 간과했던 것은

 

 

2호선의 외선, 내선 역 수(43개)

 

 

총 거리(56KM)

 

 

날씨

 

 

몸 상태

 

 

입니다. 모든 것을 간과했죠.

심지어 일행은 무슨 단화같은걸 신고왔습니다.

 

일단 운동화는 신으셔야 합니다.

 

..

 

 

아무튼 하루 12시간 앉아만 있는 우리가 무턱대고 할만한 볼륨은 아니었습니다.

 

만약 당신이 지하철을 따라 걷고싶은 기분이라면..

6호선으로 향하십쇼.


 

우리의 스타팅 포인트는 서울대입구였습니다.

그냥 집에서 제일 가까운 곳으로 버스타고 왔습니다.

 

토요일, 당시 시각 오후 8시 50분

 

 

아아 하나 때리면서 갔습니다.

 

정말 좋았습니다. 사람들도 적당히 있었고 날씨도 적당히 더웠습니다.

모든게 적당히 적당했습니다.

 

맨날 맡던 서울의 밤공기는

이날따라 유난히 상쾌할 뻔 했습니다.

 

 

그렇게 낙성대, 사당, 방배, 서초, 교대를 지나

강남에 가는 길.

 

예쁜 조명이 걸쳐있는 벤치가 있었는데요.

이 감정을 공유하고 싶어 일행에게 알렸으나

그는 이해를 하지 못하고 이게 왜 예쁜지 분석하더군요.

 

사회 속에 교묘하게 섞여 살아가는 소시오패스인가 봅니다.

 

 

강남에 도착했습니다.

당시 시각 오후 11시

 

하지만 거리에 사람이 많지는 않았습니다.

 

 

그렇게 무작정 걸으니 어느새 롯데타워.

 

사진을 더 가까이서 찍었다면 예뻤을까요?

 

이제 곧 한강을 건넙니다.

몰랐는데 잠실 철교는 인도가 있습니다.

 

 

요런 느낌인데요.

 

 

자기 말고 뒤에 뭐 예쁜게 있다고 찍으라는 일행을 찍었습니다.

그는 가방을 들고오지 않은 저를 위해

대신 짐을 들어주었습니다.

 

당시 시각 오전 1시

딱 여기까지가 낭만있었던 것 같네요.

 

 

가는길에 건대입구 24시간 버거킹이 있길래

와퍼 하나 때렸습니다.

 

건대입구에도 사람이 많이 없어서 신기했습니다.

 

그리고 여기서부터 발바닥, 발목 통증이 시작됐습니다.

안쉬고 와서 그런가봅니다. 나중을 위해 꼭 쉬면서 오세요.

 

 

뚝섬역 지나가는길에 고양이 발견.

일행을 보고 기겁을 하는 것을 보니

사람을 썩 좋아하진 않았습니다.

 

그렇게 한양대, 왕십리 등등 지나

 

 

드디어 역 수로 반정도 되는 신당역에 도착했습니다.

 

이 때 시간이 오전 3시 50분이었는데

출발한지 딱 6시간이 지난 시점이었습니다.

 

 

원래 양화대교에서 보기로 계획했던 일출을 충정로에서 봤습니다.

날이 슬슬 밝아오니

점점 뜨거워졌습니다.

 

 

아침이 완전히 밝았습니다. 당시 시각 5시 50분

 

서울대입구로부터 8시간..

 

많이 안쉬고 빨리 걸어왔는데 8시간이 지나있었습니다.

 

 

홍대입구 역에서 한번 담아보았습니다.

 

 

그렇게 양화대교를 지나갑니다.

중간에 선유도공원에서 쉬어줬습니다.

 

다 건너고 육지인줄 알았더니만

앉고보니 섬이었습니다.

 

이때부터 파스를 마구 뿌리기 시작했습니다.

 

 

양화대교를 지나 쭉 내려오다 보면 신도림이 나옵니다.

일행이 역명판이 너무 멀리있어서

확대해서 찍었나봅니다.

 

참고로 그는 내년에 서른이고 올해는 아홉수입니다.

 

신도림부터는 정말 정신없이 걸었습니다.

다리를 끌었다고 하는게 맞을까요.

 

우리 발걸음이 너무 느려졌는지

이때부터는 삼성 헬스가 꺼졌다 켜졌다 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신림. 거의 다 왔습니다.

 

신림, 봉천, 서울대입구

 

일행이 봉천에서 멈추지 말고 쭉 가고싶다고 했고

그래서 이쪽 어디 횡단보도 의자에서 15분 쉬어줬습니다.

 

그런데 봉천역에 도착하더니 갑자기 옆에있는 다이소로 들어가더군요.

 

 

아무튼 서울대입구역에 다시 돌아왔습니다.

당시 시각 오후 1시

 

전날 오후 8시 50분에 출발했으니

16시간 정도가 지났네요.

발 빠지는 줄 알았습니다.

 

 

성취감

물론 있습니다. 하지만 해방감이 제일 컸습니다.

이제 집가서 씻고 잘 수 있다.

 

다음에 날씨가 선선해지면 진짜 산책하러 6호선 한번 다녀와야겠습니다.

 

사서 고생하십쇼.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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